굿 와이프(미드) 솔직한 후기 (스포 유)


진화하는 나쁜년.

살다살다 이런 드라마는 또 처음본다.
처음엔 여주인공인 알리샤에게 불쌍한 마음이 들면서 감정이입이 되어서 봤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점점 이기적이고 남 뒷통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치는 여자가 되어간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중 하나가 되었다.

무려 제작자가 리들리 스콧 감독이다. (글레디 에이터, 에어리언, 프로메테우스의 감독...)

주인공인 알리샤 플로릭은 주 검사장인 남편이 매춘부와 바람을 피는등 결혼생활에 배신을 당했지만 사회생활에 찌들면서 어느새 남편보다 더 강력한 정신의 소유자가 되었다.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냉정한 사회에서 남편의 후광도 나의 경쟁력이 되고,
나이도 많은 주부인 자신을 취직시켜주고, 연인관계이기도 했던 사랑하는 남자의 뒷통수를 후려치고 고객리스트를 하나라도 빼돌리려는 야비함도 갖추고,
남들 협박도 아무렇지도 않게하는 진상이 되어간다.
자신은 다른 남자와 바람피우면서도, 그 와중에 남편이 검찰에 잡혀갈 때 추레하지 말라고 파란 넥타이를 메어주는 위선까지.

착한 사람 vs 악한사람의 구도가 아니라 시기나 사건에 따라서 성격도 변해가고 사회경험없던 주부가 어느새 약육강식의 강자가 되어가는 이야기다.

애기같은 얼굴에 동굴같은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캐리..

그 와중에 이런 정치에 못이겨 떨어져 나가는 흙수저 캐리가 제일 불쌍하다.
아버지한테도 사랑 못받고, 회사에서 제일 열심히 했는데 금수저 얼리샤한테 밀리고, 이고생 저고생 하다가 회사를 차렸건만 파트너가 하필 알리샤라 뒷통수는 덤으로 맞는다.
고객때문에 감옥까지 가고 사랑하는 여자는 잠적해 버리고 파트너들 한테 이리 밀리고 저리밀리고 결국 사내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퇴사해 버리게 된다.

실제 정치인들을 모티브로 만든 드라마 같은데 내가 만났던 여러 인간 군상들을 한명으로 모아놓은 느낌이었다.
본성은 착하겠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기 위해 상황을 부풀리거나 말을 꾸며내고, 남을 모함해서 이익을 얻고, 때로는 체면치레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

정직한 사람, 솔직한 사람은 이 드라마에서 모함당하고 살아남질 못한다. 심지어 감옥까지 가고, 본 얼굴을 감추고 앞과 뒤가 다른 이들은 고난속에서도 점차 성공한다.
드라마를 다 보고나니 세상 모든일이 다 정치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들을 시나리오로 만든것도 있는지 간혹 뉴스에서 접했던 사건들이 드라마로 나오기도 했다.
백인 경찰의 흑인 시민 과잉 진압사건으로 인해 폭동이 일어난다던지, 인터넷 검색엔진 관련 소송이나 NSA 불법감청과 같은 사건들은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을 모티브로 한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사건은 드론으로 동네를 순찰하는 주부 이야기 인데, 한 주민이 자신의 집을 감시하는것을 불쾌하게 생각하여 소송을 걸었고, 소송에서 진 후에 계속 드론이 집 위를 지나가자 총으로 드론을 쏜 사건이다.
지상에서 25m까지의 항공권을 소유권으로 하기때문에 25m위에 있던 드론을 총으로 쏘아 파손시킨 사람이 패소했다. 나로써는 믿기 어려운 결과였다.
내가 내집안에 있는데 누가 나를 드론으로 본다는게 나로써는 당연한 사생활 침해로 생각되었는데 미국에서는 사생활침해보다 동네의 안전을 우선시 하는것 같았다.
놀라운 일이었다.

우아하고 카리스마있는 다이앤 록하트 역의 
크리스틴 버렌스키

시즌 7까지 거의 2주에 걸쳐서 다 봤는데 주인공 알리샤 플로릭 역의 줄리아나 마굴리스 뿐만아니라 주조연들이 모두 흠잡을데 없이 호연한 드라마다.

긴 시간을 투자할 사람이라면 추천!
(시즌이 7개고, 한 시즌당 22편 정도다. 한번 시작할 때 각오하고 시작하시길.)

참, 드라마를 보다보면 여성이라서 차별을 당했다, 유색인종이라서 차별을 당했다는 말이 종종 나오며, 최종적으로는 여성 기명 파트너만의 회사를 꾸리고자 한다.
남자들은 꼰대거나(피터 플로릭), 야비하거나(데이비드 리), 유약하거나(캐리 아고스), 멍청한 느낌(하워드)으로도 그려지는데, 제작자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약간 여성주의적인 시각으로 만든 느낌도 든다.
다양성을 추구한 드라마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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