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짜리 여수 ktx 기차여행

바로 며칠전에 여수로 ktx를 타고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코레일에서 판매하는 씨티투어 특가상품을 구매했다.

     바로 이것!       

서울에서 여수까지 편도 약 47,000원인 ktx 티켓을 왕복권+씨티투어버스까지 해서 1인당 5만원!
당일 여행으로 적합할 것 같아서 시어머니,아가씨,나,남편 이렇게 넷이 당일치기 여행을 가기로 했다. 완전 급조한 여행이라 나와 남편은 달랑 몸만 준비해 갔는데, 시어머니와 아가씨가 빵도 종류별로 싸오시고, 쏘세지,과일등 준비를 많이 해 오셔서 나는 너무나 잘 먹기만 했다.

그리고 여수..생각보다 아기자기하고 작고 조용한 좋은 동네였다.
과거와 현재가 혼재한 곳이다. 바닷가 바로 옆이라 동네에서 갯내음이 나는게 좋았다.
나는 서울에서 자라고 경기도 북부에서 살아서 바닷가에서 살아본적이 없다.
TV에서나 보던 바닷가 마을에 가면 항상 신기한 기분이 든다.

아침에 행신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새벽 6:40분 행신역에서 기차를 탔다. 새벽에 못일어나서 지각하는줄 알았는데 깜짝 놀란 나머지 너무 빨리 준비하고 나가서 오히려 시간이 많이 남았다. 할인 여행칸이 정해져 있는지 무려 16호차까지 가는데 기차가 정말 길다는걸 실감했다. 여행가는 사람들이 중간중간 탑승하고.. 간식먹고 간식먹고...기절했다 일어나니 여수 거의 다왔다. 잠을 죽은듯이 자서그런지 빨리온것 같다.
10시 20분쯤 여수EXPO역에 도착했다.

강풍에 한파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역으로 나오는 길에 바다가 보인다. 


씨티투어버스에서 찍은 사진. 바다가 보인다!

역 밖으로 나가니 바로 길 건너에 '낭만버스'라서 써있는 노란 이층 버스가 보인다.
버스가 30분에 출발한다고 해서 종종걸음으로 버스를 타고 버스기사님께 어리버리하게 프린트해온 예약확인증을 보여드리니 티켓을 끊어주셨다. 탈때마다 보여줘야 하니, 잃어버리지 말라고 당부하신다.

버스를 타니 기분이 너무 좋다! 2층버스인데 날씨가 좋으면 뚜껑이 열리는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3월초..날씨는 좋지만 응달은 쌀쌀하다.

버스가 느릿느릿 움직이며 유명한 장소로 출발한다. 시간표 보는법을 아직도 잘 모르겠다.

기사님이 가이드도 하시면서 몇분까지 오면 이 버스를 탈 수 있다고 안내해 주신다. 우리가 탄 버스노선은 제일 위의 주간 순환버스이다. 잘 타다가 한번 놓쳤더니 잘 모르겠어서 이순신광장부터는그냥 택시탔다. 동네가 작아서 택시비는 몇천원 정도만 나왔다.

   
사실 어머님은 향일암에 가고 싶어하셨는데, 위의 노선이 있는줄 몰랐다. 있는줄 알았으면 1번코스로 예약했을텐데 아쉬운 마음이다. 다음에 또 와야겠네.
( 예약은 http://ok.yeosu.go.kr 에서 하면 된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와서 어디부터 가야하는지 몰라서 넷이 어리버리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오동도에서 우르르 내린다. 여기다! 같이 우루루 내렸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작은 섬인데, 정말 작고 아기자기하다.
여수는 주변에 작은 섬들이 점점이 많이 있어서 경치가 좋았고, 오동도도 산책하기 좋게 잘 꾸며져 있다. 섬을 한바퀴도는 작은 기차를 탈까 하다가 등대에 올라가 보시라는 안내소 분의 말을 듣고 한번 올라가 보기로 한다.
상쾌한 나무냄새가 물씬나는 동백나무 오솔길을 걸어간다. 아직 동백꽃은 꽃망울만 있고 꽃은 피려면 한두주 있어야 할것 같다. 글을 쓰는 지금쯤은 피었을것 같다.


15분쯤 걸어가자 자그마한 등대가 하나 나왔다. 몇층 안되는 높이이지만 무릎걱정해야하는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서 타기로 한다. 

올라가보니 360도로 주변 경치를 볼 수 있다. 바다가 펼쳐진 모습도 좋았지만 진짜 바닷바람을 쐬러 가보기로 한다. 한동안 주변을 돌아보다 다시 내려와서 바다쪽을 향해 만들어진 데크로 가본다.

역시 유리 안에서 보는것 보다 바람을 쐬는게 좋다. 
어머님은 기분이 좋으신지 어깨춤을 추신다. 

간식을 먹으며 쉬다가 내려왔다. 곧 투어버스 탈 시간이다. 시간에 맞춰 음악분수가 시원하게 작동된다. 뭔가 시간이 딱딱 맞는 느낌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어디갈지 궁리를 해 본다. 슬슬 배가 고프다. 이순신 광장에서 내려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이순신 광장 조금 안쪽길로 들어서니 빨간 서대회 사진과 방송국 출연사진이 붙어있는 비슷한 느낌의 OO식당, ㅁㅁ식당이 주욱 늘어서 있다. 어머님은 여수는 서대회가 맛있다며 빨리 먹으러 가자고 하셨지만 맛집 담당은 우리 아가씨다. 블로그에서 본 숨은 맛집을 찾아 떠난다. 핸드폰 네비까지 켜서 한참을 걸어 시장을 두군데나 지나서 간곳은 자그마한 백반집. 그런데 줄이 서있다. 다들 블로그 보고 오셨단다. 번호표나 이름을 쓰는것따윈 없다. 그냥 줄 서야한다. 식당이름도 모르겠다. 

식당으로 들어서니 번호표가 없는 이유를 알겠다. 서빙하는분은 뭔가 안어울리게 앞치마를 걸치신 할아버지 한분 뿐이다. 자리도 7테이블 정도밖에 없다. 자리를 잡자 할아버지가 쿨하게 물티슈를 뿌려주신다. 마치 카지노 딜러가 카드 던지듯...... 7천원짜리 백반을 시켰다. 꽃무늬가 그려진 큰 은색 오봉쟁반째로 상에 올려주신다. 
백반에서 전라도의 감동이 왔다. 7천원짜리 백반에 간장게장, 양념게장, 게 된장찌개,제육,쌈야채, 나물반찬, 갓김치가 나왔다. 너무 배가고파서 먹느라 바빠 사진이 없는게 아쉽다. 간장게장은 내 입에는 조금 비릿했고 양념게장은 집에서 담근것같은 소박하고 담백한 매운 맛이다. 게 된장찌개가 시원하고 너무 맛있었다. 서울에서 사먹은 갓김치와 여수에서 먹는 김치는 맛이 좀 다른느낌이다. 여기서 먹는게 당연히 더 맛있었다.  

순식간에 해치우고 나오니 버스 시간이 빠듯하다. 늦은김에 그냥 커피라도 마시고 시장구경을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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